"임신부는 먹고 싶은 대로 먹어야 한다"는 말, 주변에서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저도 그 말이 그냥 위로의 말인 줄 알았는데, 생화학 연구 결과들을 들여다보니 그게 꽤 위험한 오해일 수 있더군요. 아기의 뇌가 평생 쓸 구조를 만드는 90일, 그 기간 동안 엄마의 식탁이 어떻게 구성되느냐가 생각보다 훨씬 구체적인 차이를 만들어냅니다.달걀과 고등어가 아기 뇌를 만든다는 게 사실일까요얼마 전 지인 부부가 오랜 기다림 끝에 임신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첫 아이라 기쁨도 잠시, 아내분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커뮤니티와 유튜브를 뒤지며 "이걸 먹어도 되는지" 불안해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저도 함께 자료를 파고들기 시작했는데, 그때 처음으로 콜린(choline)이라는 영양소에 제대로 눈을 떴습니다.콜린이란 달..
임신 중 산모가 혈당 스파이크를 겪으면, 태아도 태반을 통해 그 스파이크를 그대로 함께 겪습니다. 회사 후배가 임신성 당뇨 진단을 받았을 때 제가 처음 들었던 말이 바로 이 한 문장이었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밥을 줄이는 것보다 먹는 순서를 바꾸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효과가 태어날 아이의 건강 궤적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옆에서 지켜보고 나서야 실감했습니다.자궁 안에서 이미 시작되는 후성유전학적 프로그래밍후성유전학(epigenetics)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여기서 후성유전학이란 DNA 염기서열 자체는 바뀌지 않지만, 그 DNA 위에 놓인 '조광 스위치'처럼 특정 유전자를 켜거나 끄는 메커니즘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같은 악보라도 어떻게 연주하느냐에 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