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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갱년기(폐경기) 호르몬 패치를 구하기 어려워진 이유는 FDA가 2025년 11월 26년 만에 관련 최고 수위 경고(블랙박스 경고)를 완화하면서 처방이 2년 만에 약 2.7배로 폭증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FDA는 이를 공식적인 "의약품 부족"으로 지정하지는 않았고, 경고가 완화됐다고 해서 누구에게나 안전하다는 뜻도 아닙니다. 무엇이 바뀌었고 지금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
- 미국 에스트라디올 패치 처방이 2024년 6월 약 59만 건에서 2026년 5월 약 160만 건으로 급증했습니다.
- 이 폭증은 2025년 11월 FDA가 호르몬요법의 26년 된 블랙박스 경고를 완화한 것이 계기였습니다.
- FDA는 제조사 6곳과 생산을 늘리고 있지만, 이를 공식 "의약품 부족"으로 지정하지는 않았습니다.
- 경고 완화의 근거는 2002년 WHI 연구가 과대 해석됐다는 후속 재평가입니다.
- 경고가 풀렸다고 누구에게나 안전한 것은 아니며, 개인 병력에 따른 상담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호르몬 패치 품귀, 왜 갑자기 심해졌을까
동네 약국 여러 곳에 전화를 돌려도 재고가 없다는 답만 듣거나, 평소 다니던 약국이 아닌 먼 곳까지 가야 겨우 패치를 구했다는 이야기가 최근 부쩍 늘었습니다. 미국에서 에스트라디올 경피 패치(estradiol transdermal patch) 처방 건수는 2024년 6월 약 59만 4천 건에서 2026년 5월에는 약 160만 건으로, 2년이 채 안 되는 사이 약 2.7배로 늘었습니다. 여기서 에스트라디올 경피 패치란, 에스트로겐 성분을 피부에 붙여 서서히 흡수시키는 방식의 폐경기 호르몬 치료제입니다. 먹는 약과 달리 간을 거치지 않아 정맥혈전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평가돼 많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제형입니다.
이 폭증의 계기는 2025년 11월 10일 미국 FDA의 결정이었습니다. FDA가 폐경기 호르몬요법 제품에 26년간 유지해 온 블랙박스 경고 중 심혈관질환·유방암·치매 관련 문구를 제거하겠다고 발표한 것입니다(자궁내막암 경고는 에스트로겐 단독제제에 한해 그대로 유지됩니다). 블랙박스 경고란 FDA가 의약품에 부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위의 경고로, 약 포장에 검은 테두리 박스 형태로 표시돼 심각한 부작용 가능성을 알리는 역할을 합니다. 이 경고가 붙어 있는 동안 치료를 망설였던 여성들의 수요가, 경고 완화 이후 한꺼번에 몰린 것입니다.
FDA는 2026년 9월 3일 공식 업데이트에서 "에스트라디올 경피 패치는 전반적으로 계속 공급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제조사 6곳 전체와 협력해 생산 교대 추가, 배치 규모 확대, 전용 설비·생산라인 투입, 관련 서류 신속 검토 등으로 공급을 늘리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다만 FDA는 이 상황을 공식적인 "의약품 부족(drug shortage)"으로는 지정하지 않았으며, 일부 의료진과 의원들은 공식 부족 지정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26년 유지된 경고, 무엇이 바뀌었나
그렇다면 애초에 왜 2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렇게 강한 경고가 붙어 있었을까요. 경고의 기원은 여성 건강 이니셔티브(Women's Health Initiative, WHI) 연구입니다. 1991년부터 진행된 이 대규모 연구가 2002년,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병합 호르몬요법과 심혈관질환·유방암·자궁내막암 위험 증가의 연관성을 발표하면서 의료계와 환자들에게 큰 충격을 줬습니다. FDA는 이후 폐경기 호르몬요법 전반에 최고 수위 경고를 부착했고, 그 결과 미국 내 호르몬요법 사용률은 1999년 약 27%에서 2020년 3월에는 약 5%까지 떨어졌습니다.
이후 진행된 후속 재평가는 WHI 연구의 중요한 한계를 짚었습니다. 연구 참가자의 평균 연령이 63세로, 실제 폐경이 시작되는 평균 연령보다 10년 이상 많았고, 현재는 잘 쓰이지 않는 예전 세대의 호르몬 제제를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지금 쓰이는 에스트라디올 제제는 훨씬 저용량이며, 경구 복용 대신 경피 패치나 젤 형태로 진화해 간을 거치지 않는 방식으로도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런 재평가를 바탕으로 FDA는 이번 라벨 개정에서 "폐경 시작 후 10년 이내 또는 60세 이전에 전신 호르몬요법을 시작"하면 전체 사망률과 골절 위험 감소 등 장기적 이득을 기대할 수 있다는 연령별 지침을 함께 제시했습니다. 다만 실제 라벨 반영은 2025년 11월 발표 이후 순차적으로 진행됐으며, 정확히 어느 시점에 모든 제품의 라벨이 바뀌었는지는 매체마다 약간씩 다르게 보도되고 있습니다.
지금 호르몬 치료,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

경고가 풀렸다는 소식을 들으면 "그럼 이제 마음 놓고 써도 되는 걸까?"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것은 여전히 '개별화된 위험-이득 평가'입니다.
현재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는, 폐경이 시작된 후 10년 이내, 특히 50대~60대 초반에 치료를 시작할 경우 장기적인 이득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 치료 시작 시점이 늦어질수록 심혈관 위험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병력, 다리·폐의 정맥혈전 병력, 호르몬 민감성 암, 활동성 간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호르몬요법을 피해야 한다는 원칙은 이번 경고 완화 이후에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나이와 폐경 후 경과 기간, 안면홍조·야간발한·수면장애 등 증상의 심각도, 본인 및 가족의 유방암·혈전·심장질환 병력, 고혈압·당뇨·고콜레스테롤 등 만성질환 여부, 골밀도 상태는 치료를 고려할 때 반드시 함께 평가해야 할 요소입니다.
한국 상황을 살펴보면, 국내 산부인과 전문지에서도 폐경호르몬요법의 유방암 우려가 다소 과장돼 알려졌으며 위험보다 얻는 것이 더 클 수 있다는 논조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고, 대한폐경학회도 "폐경호르몬요법 치료지침 2024"를 운영하며 개별화된 접근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 미국발 패치 품귀 현상 자체가 국내 공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지금 패치를 구하기 어렵다면 임의로 용량을 줄이거나 사용 간격을 늘리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불규칙한 호르몬 수치는 증상을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같은 에스트라디올 성분이라도 다른 제조사의 패치, 경구 제제, 젤이나 스프레이 형태로 전환이 가능한지 담당 산부인과 전문의와 먼저 상의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출처가 불분명한 해외 직구나 처방 없이 구매를 유도하는 경로는 품질과 안전을 담보할 수 없으므로 피해야 합니다.
Q. FDA가 경고를 완화하면 호르몬 패치를 아무나 써도 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경고 완화는 기존 위험이 과도하게 부풀려져 있었다는 재평가의 결과이지, 모든 여성에게 무조건 안전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심근경색·뇌졸중·정맥혈전 병력, 호르몬 민감성 암, 활동성 간질환이 있다면 여전히 피해야 하며, 반드시 산부인과 전문의와 개인별 위험-이득을 따져봐야 합니다.
Q. 이번 패치 품귀는 미국 FDA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의약품 부족"인가요?
아닙니다. FDA는 접근성 어려움이 있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이를 공식적인 의약품 부족으로 지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일부 의료진과 의원들이 공식 부족 지정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Q. 한국에서도 에스트라디올 패치를 구하기 어려워지나요?
이번 품귀 현상은 미국 내 처방 급증과 미국의 제조·유통 구조에서 비롯된 것으로, 국내 공급 상황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국내에서 호르몬 치료를 고려하고 있다면 담당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Q. 안면홍조와 수면장애가 심한데, 호르몬 치료를 언제 시작하면 좋을까요?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는 폐경 후 10년 이내, 특히 50대~60대 초반에 시작할 경우 장기적 이득이 크다는 것입니다. 증상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너무 오래 미루지 말고 산부인과에서 먼저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Q. 패치를 구하기 어려울 때 임의로 반 조각만 붙여도 괜찮을까요?
권장하지 않습니다. 임의로 용량을 줄이거나 사용 간격을 늘리면 호르몬 수치가 불규칙해져 안면홍조나 수면장애 같은 증상이 오히려 악화될 수 있습니다. 공급이 어렵다면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 경구 제제나 젤 형태 같은 대체 제형으로 전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FDA — HHS Advances Women's Health, Removes Misleading FDA Warnings on Hormone Replacement Therapy
- FDA — FDA Update on Estradiol Transdermal Patch Availability
- Harvard Health — FDA Removes Menopause Hormone Therapy Black Box Warnings
- CBS News — Estrogen Patch Shortage Prompts Doctors, Lawmakers to Seek FDA Action
- 대한폐경학회 — 폐경호르몬요법 치료지침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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