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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전문의 이승훈 교수 영상리뷰]

몇년 전, 회사 옆 팀 부장님이 회의 중에 갑자기 말을 더듬으시더니 오른손으로 펜을 못 쥐셨습니다. 그 몇 분짜리 증상이 실제로는 뇌졸중 직전의 마지막 경고였다는 걸 나중에서야 알았습니다. 그 사건 이후 서울대병원 신경과 이승훈 교수(뇌졸중 환자 20만 명 이상 진료)의 인터뷰를 찾아봤는데, 결론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비싼 영양제가 아니라 5만원짜리 혈압계 하나가 훨씬 강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동맥경화를 막는 게 진짜 목표다
뇌졸중을 막으려면 먼저 무엇을 막아야 하는지부터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저도 처음엔 "고혈압이나 당뇨만 없으면 되는 거 아닌가"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진행 과정을 보면 그게 아닙니다.
이승훈 교수는 뇌졸중을 '총'에 비유해서 설명합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음주, 심방세동, 비만 중 하나라도 있으면 이미 총알이 준비된 상태입니다. 여기서 동맥경화증(Atherosclerosis)이 생기면 총알이 장전된 것이고, 특정 조건에서 혈전이 터지면 방아쇠가 당겨지는 겁니다. 여기서 동맥경화증이란 혈관 벽에 지방, 콜레스테롤 등이 쌓여 혈관이 딱딱하게 굳어가는 현상을 말합니다. 혈관이 좁아지는 게 아니라, 혈관 벽 자체가 손상되는 것이 핵심입니다.
즉, 고혈압이 있어도 동맥경화증만 생기지 않으면 뇌졸중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목표는 '위험 요인 제로'가 아니라 '동맥경화증 제로'입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고 나니, 막연하게 건강 걱정을 하는 것과 구체적인 숫자를 관리하는 것이 얼마나 다른 일인지 선명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더 무서운 건, 동맥경화증은 증상으로 절대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두통이나 어지럼증은 거의 관련이 없습니다. 유일한 확인 방법은 영상 검사뿐인데, 경동맥(목동맥) 초음파 검사가 가장 현실적입니다. 비용은 몇만 원 수준이고, 목 혈관 상태만 봐도 전신 혈관 상태를 가늠할 수 있다고 합니다. 2년에 한 번만 확인해도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출처: 서울대학교병원).
정작 중요한 검사일수록 기본 건강검진 항목에는 빠져 있고, 고가 프리미엄 패키지에 끼워 팔리듯 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이 부분을 알고 나서 꽤 씁쓸했습니다.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숫자로 관리하면 달라진다
부장님 사건 이후 저희 팀 전체가 건강검진 예약을 앞다투어 잡았을 때, 솔직히 저도 처음엔 "어디가 얼마나 안 좋은지 알면 뭘 어떡하지"라는 막막함이 먼저였습니다. 그런데 이승훈 교수 인터뷰를 보고 나서는 관리해야 할 숫자가 딱 세 가지라는 게 명확해졌습니다.
첫째는 혈압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병원에서 재지 말라는 겁니다. 병원에 왔다는 사실만으로 혈압이 약 15 정도 올라가는 '백의 고혈압(White Coat Hypertension)' 현상이 생깁니다. 백의 고혈압이란 병원이라는 환경에서 느끼는 긴장감 때문에 평소보다 혈압이 일시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5~10만 원대 팔뚝형 전자 혈압계를 집에 두고, 편안한 상태에서 2분 정도 가만히 있다가, 팔뚝과 심장을 같은 높이에 맞춘 뒤 두 번째 측정값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기준은 130/80 미만입니다.
둘째는 혈당인데, 매일 재는 연속혈당측정기(CGM) 같은 건 일반인에게는 필요 없습니다. 연속혈당측정기란 피부에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혈당 변화를 추적하는 장치입니다. 대신 1년에 한 번 건강검진에서 당화혈색소(HbA1c)를 확인하면 충분합니다. 당화혈색소란 지난 2~3개월간의 평균 혈당 수준을 반영하는 수치로, 6.5% 이상이면 당뇨로 분류됩니다.
셋째는 콜레스테롤입니다. 여러 수치를 다 볼 필요 없이 LDL 콜레스테롤 하나만 봅니다. 130 이하를 목표로 두고, 높으면 체중 감량과 운동을 두 달 실천한 뒤 재검합니다. 대한심장학회는 심뇌혈관질환 고위험군의 경우 LDL 콜레스테롤을 70mg/dL 미만으로 유지할 것을 권고합니다(출처: 대한심장학회).
관리해야 할 핵심 수치 정리
- 혈압: 집에서 측정, 130/80 미만 유지
- 당화혈색소(HbA1c): 연 1회 검사, 6.5% 미만 목표
- LDL 콜레스테롤: 130mg/dL 이하, 고위험군은 70mg/dL 미만
- 경동맥 초음파: 2년에 1회, 동맥경화 여부 확인
제가 직접 팔뚝형 혈압계를 사서 집에서 재봤는데, 병원에서 재던 수치보다 10 가까이 낮게 나왔습니다. 그동안 병원 수치를 그대로 믿었던 제 자신이 좀 어이없기도 했습니다. 결국 건강 관리도 전문가가 아니라 본인이 직접 데이터를 쌓는 습관에서 시작된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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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성 허혈 발작, 괜찮아졌다는 게 오히려 위험 신호다
부장님 당시 상황으로 돌아가 보면, 본인은 "잠깐 그런 거 같은데"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하셨습니다. 제 경우에도, 그때 옆에 있던 직원이 119를 부르지 않았다면 저도 "괜찮아지셨네요"라며 같이 넘어갔을 것 같습니다.
이 증상의 정확한 이름은 일과성 허혈 발작(TIA, Transient Ischemic Attack)입니다. 일과성 허혈 발작이란 뇌혈관이 일시적으로 막혀 뇌졸중 증상이 나타났다가 수십 분 안에 저절로 회복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문제는 증상이 사라졌다는 것이 안심할 이유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혈전이 스스로 녹아 혈관이 뚫렸을 뿐, 원인인 동맥경화증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48시간 안에 재발 확률이 50%, 한 달 안에는 사실상 100%에 가깝다는 수치가 이걸 증명합니다.
진짜 전조 증상은 흔히들 생각하는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아닙니다. 한쪽 팔다리가 갑자기 마비되거나, 말이 갑자기 안 나오거나, 상대방 말을 갑자기 알아듣지 못하는 증상이 핵심입니다. 이런 증상이 10~15분 만에 사라지더라도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뇌세포는 한 번 죽으면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죽기 전에 막는 것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우리 사회가 "괜히 유난 떤다"는 말을 얼마나 쉽게 하는지 생각해보면, 이런 골든타임을 놓치는 사람이 실제로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응급실에서는 이 증상을 최우선으로 다루기 때문에, 망설임이 가장 위험합니다.
영양제 이야기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저도 콜라겐 파우더를 몇 달째 타 먹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알부민, 글루타치온, 콜라겐처럼 단백질 기반 영양제는 결국 소화 과정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됩니다. 흡수 경로나 개인 신진대사에 따라 미세한 차이는 있을 수 있다는 반론도 있지만, 적어도 "먹으면 피부가 좋아진다"는 광고 문구를 그대로 믿었던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현대인에게 실제로 부족하기 쉬운 건 비타민D 정도이고, 생선과 해산물을 즐겨 먹는 식단이라면 오메가3는 이미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경동맥 초음파 검사는 어디서 받을 수 있나요?
A. 대부분의 내과 또는 신경과에서 받을 수 있으며, 비용은 몇만 원 수준입니다. 기본 건강검진 항목에는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별도로 요청해야 합니다. 동맥경화증은 증상이 없어도 혈관 안에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위험 요인이 하나라도 있다면 2년 주기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집에서 혈압 재는 방법이 따로 있나요?
A. 팔뚝형 전자 혈압계를 사용하고, 재기 전 2분 정도 편안한 상태로 앉아 있다가 팔뚝과 심장을 같은 높이에 맞춰 측정합니다. 첫 번째 값은 버리고 두 번째 측정값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정확합니다. 백의 고혈압 현상 때문에 병원 수치보다 집에서 재는 수치가 더 실제 상태에 가깝습니다.
Q.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있으면 뇌졸중 전조 증상인가요?
A. 두통과 어지럼증만으로는 뇌졸중 전조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진짜 경고 신호는 한쪽 팔다리 마비, 갑자기 말이 안 나오거나 상대방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증상입니다. 이 증상이 10~15분 만에 저절로 사라지더라도 즉시 응급실에 가야 하며, 이를 일과성 허혈 발작(TIA)이라고 합니다.
Q. 콜라겐이나 글루타치온 영양제는 효과가 없는 건가요?
A. 단백질 기반 영양제는 소화 과정에서 결국 아미노산으로 분해되기 때문에, 특정 성분이 그대로 흡수된다는 광고 문구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개인의 신진대사에 따라 미세한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한 단백질 섭취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습니다. 현대인에게 실제로 결핍되기 쉬운 영양소는 비타민D 정도입니다.
Q. 당화혈색소(HbA1c)와 공복혈당,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요?
A. 공복혈당은 검사 당일 상태에 영향을 받지만, 당화혈색소는 지난 2~3개월간의 평균 혈당을 반영하기 때문에 혈당 관리 상태를 더 입체적으로 보여줍니다. 6.5% 이상이면 당뇨로 분류되며, 7.0% 이상이면 약물 치료를 검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상적인 혈당 관리 지표로는 당화혈색소가 더 실용적입니다.
결론
이 인터뷰를 보고 나서 제가 내린 결론은 하나입니다. 우리는 건강을 지키는 데 돈보다 관심을 더 아끼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몇만 원짜리 경동맥 초음파 검사와 팔뚝형 혈압계보다 수십만 원짜리 영양제 세트를 먼저 샀던 이유는, 결국 매일 숫자를 기록하는 번거로움 대신 알약 하나 삼키는 편리함을 택했기 때문입니다.
동맥경화증, 당화혈색소, 일과성 허혈 발작. 이 세 가지 개념만 제대로 알고 있어도 뇌졸중은 충분히 막을 수 있는 병입니다. 지금 당장 혈압계를 집에 들여놓고, 다음 건강검진 때 경동맥 초음파를 별도로 요청해보는 것부터 시작해볼 만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건강정보 제공을 위한 콘텐츠입니다. 개인의 건강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진단 및 치료는 의료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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