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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식

먹는 약이 10가지가 넘는다면? 다약제(폴리파마시), 줄이는 게 정답일까

부의순항자 2026. 9. 19. 07:04

목차


    다제약물(폴리파마시) 관리

    약이 여러 개라는 사실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다제약물(폴리파마시) 관리의 핵심은 무조건 '줄이는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약만 제대로 평가하고 안전하게 조정하는 것입니다.

    다만 10종 이상의 약을 오랫동안 함께 복용 중이라면 정기적인 점검이 필요하며, 스스로 판단해 약을 끊거나 줄여서는 안 됩니다.

    이 글의 목차
    30초 요약
    • 다약제는 보통 4~5개 이상을 뜻하고, 국내 관리사업은 10종 이상(6개월 중 60일 이상 복용)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 약이 많다고 무조건 줄이는 게 정답이 아니라, 제대로 평가·조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 부작용을 새 질병으로 오인해 약이 계속 늘어나는 '처방 카스케이드'를 주의해야 합니다.
    • 65세 이상은 복용 약물 수가 많을수록 입원·사망 위험이 높아진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 다제약물 관리사업과 '내가 먹는 약! 한눈에' 서비스로 공식 점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약이 몇 개부터 '다약제'일까?

    다제약물, 흔히 '폴리파마시(polypharmacy)'라고 부르는 개념에는 하나로 정해진 숫자가 있는 건 아닙니다. 국제적으로는 보통 4~5개 이상의 약물을 정기적으로 함께 복용하는 상태를 폴리파마시로 봅니다.

    반면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운영 중인 '다제약물 관리사업'은 좀 더 구체적인 기준을 두고 있습니다. 고혈압·당뇨병 등 46개 만성질환 중 1개 이상을 진단받고, 서로 다른 성분의 약을 10종 이상 6개월 동안 60일 이상 복용한 건강보험 가입자가 대상입니다.

    확인 포인트

    '다약제'라는 표현이 쓰이는 상황은 문맥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의미의 다약제(4~5개 이상)와, 국내 관리사업이 정한 지원 대상 기준(10종 이상·6개월 중 60일 이상)은 서로 다른 기준이라는 점을 구분해서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국내 다제약물 관리사업은 2018년부터 시작돼 2026년 현재 8년째 시범사업 단계에 있습니다. 대상자 규모는 약 130만 2천 명으로 추정되지만, 실제 서비스를 이용한 인원은 2024년 기준 7,674명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회에서는 2027년 이전에 본사업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모형을 준비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업은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위촉 약사가 가정을 방문해 약물을 점검·상담하는 지역사회모형, 입·퇴원 및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의료진이 약물을 평가·조정하는 병원모형, 위촉 약사가 시설을 방문해 점검하고 필요시 계약 의사가 처방을 조정하는 장기요양시설모형입니다.

    많은 약이 왜 위험할 수 있을까?

    약이 많아지는 과정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처방 카스케이드(prescribing cascade)라 불리는 현상입니다. 어떤 약의 부작용을 새로운 질병으로 오인해, 그 증상을 치료하려고 또 다른 약을 추가하면서 복용 약물이 계속 늘어나는 것을 말합니다.

    처방 카스케이드, 이렇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콧물 증상에 항히스타민제·비충혈제거제를 쓰면 졸림, 입마름, 배뇨장애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를 다시 다른 약으로 보정하려고 알파차단제·안정제·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을 추가하면, 낙상·섬망·우울·기능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국내 연구에서도 약물 수가 많을수록 위험이 커진다는 결과가 확인됩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연구소가 65세 이상 약 300만 8천 명을 5년간 추적한 연구에 따르면, 5개 이상 약물을 복용한 그룹은 1~4개를 복용한 그룹보다 입원 위험이 18%, 사망 위험이 25% 더 높았습니다. 11개 이상을 복용한 그룹에서는 입원 위험 45%, 사망 위험 54%로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습니다.

    낙상 위험이 특히 높은 약물군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연구팀이 대한노인신경의학회지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항불안제는 낙상 위험을 2.94배, 마약성 진통제는 1.88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국내에서는 아직 입원환자의 낙상 위험도를 평가할 때 약물 요인이 체계적으로 포함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본인이나 보호자가 함께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복용 약물 수 지금 확인할 것
    4개 미만 특별한 조치는 필요 없지만, 새 약이 추가될 때마다 기존 약과의 관계를 의료진·약사에게 확인하는 습관을 들입니다.
    4~9개 일반적인 폴리파마시 범위입니다. 정기 진료 시 복용 중인 약 전체 목록을 의료진에게 보여주고, 졸림·어지럼·배뇨장애 등 새로 생긴 증상이 약 때문은 아닌지 함께 점검합니다.
    10개 이상 (6개월 중 60일 이상) 국내 다제약물 관리사업 대상 기준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건강보험공단 안내문을 받았거나 만성질환으로 여러 병원을 다니고 있다면, 관리사업 참여 또는 담당 의료진·약사와의 전체 약물 재검토를 상담해 봅니다.

    그래서 줄이는 게 맞을까? 지금 확인할 것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이은주 교수는 노인 다약제 관리에 대해 "덜 쓰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평가하고 적절히 조정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합니다. 즉 약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무작정 줄이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지금 먹는 약이 여전히 필요한지, 서로 부딪히지는 않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핵심이라는 뜻입니다.

    지금 확인할 것

    복용 중인 약 전체 목록(처방약·일반의약품·건강기능식품 포함)을 한 번에 정리해 보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내가 먹는 약! 한눈에' 서비스로 최근 1년간의 투약내역과 등록된 알러지·부작용 정보를 확인해 봅니다. 46개 만성질환 중 하나 이상이 있고 10종 이상의 약을 오래 복용 중이라면, 다제약물 관리사업 참여 여부를 국민건강보험공단(고객센터 1577-1000)이나 담당 병원·약국에 문의해 볼 수 있습니다.

    임의로 약을 끊거나 줄이지 마세요

    새로운 약을 시작하거나 기존 약을 조정할 때는 저용량으로 시작해 천천히 증량하고, 한 번에 여러 약을 동시에 바꾸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 과정은 반드시 의료진의 판단과 감시 아래 단계적으로 진행돼야 하며, 스스로 약을 중단하거나 용량을 줄이면 원래 질환이 악화되거나 예상치 못한 금단 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의료진 확인이 필요한 경우

    약을 여러 개 복용하던 중 갑작스러운 의식 변화, 심한 어지럼증이나 반복적인 낙상, 평소와 다른 심박 이상, 설명되지 않는 심한 졸림이나 혼란 증상이 나타난다면 임의로 판단하지 말고 바로 의료기관에 확인해야 합니다.

    Q. 다약제는 정확히 몇 종류부터인가요?

    국제적으로는 보통 4~5개 이상의 약물을 정기적으로 복용하는 상태를 폴리파마시(다약제)로 봅니다. 국내 다제약물 관리사업은 46개 만성질환 중 1개 이상과 함께 서로 다른 성분의 약 10종 이상을 6개월 동안 60일 이상 복용한 경우를 지원 대상 기준으로 삼고 있어, 두 기준을 구분해서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약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줄여야 하나요?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다약제 관리의 목표가 '덜 쓰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평가하고 적절히 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필요한 약까지 임의로 줄이면 오히려 원래 질환이 악화될 수 있어, 의료진·약사와 함께 전체 약물을 재검토하는 방식이 안전합니다.

    Q. 다제약물 관리사업은 누가, 어떻게 신청하나요?

    고혈압·당뇨병 등 46개 만성질환 중 하나 이상이 있고 10종 이상의 약을 6개월 동안 60일 이상 복용 중이라면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안내문을 받거나, 위촉 약사·의료진이 발굴해 선정되는 경우가 있으며, 참여 여부는 공단 고객센터(1577-1000)나 이용 중인 병원·약국에 문의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여러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 중복 여부는 어떻게 확인하나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내가 먹는 약! 한눈에' 서비스를 이용하면 최근 1년간의 투약내역과 등록된 알러지·부작용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조제 시 DUR(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 점검을 거친 정보에 기반하며, 14세 이상은 본인인증 후 이용할 수 있습니다.

    Q. 갑자기 어지럽거나 낙상 위험을 느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항불안제나 마약성 진통제 등 일부 약물은 낙상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복용 중 갑작스러운 의식 변화, 심한 어지럼증, 반복적인 낙상, 심박 이상이 나타난다면 스스로 판단하지 말고 바로 의료기관에서 확인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