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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위고비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국내 제약사는 뭐 하나" 싶었는데, 한미약품이 성격이 전혀 다른 비만치료제 세 가지를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하나는 곧 처방이 가능해지고, 하나는 미국에서 임상시험이 한창이며, 나머지 하나는 지금까지 없던 원리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했는데, 데이터를 들여다볼수록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내용이 꽤 있었습니다.
월 1회 주사로 10% 감량, 에페글레나타이드가 가져올 변화
제가 직접 비만 클리닉을 다녀본 건 아닙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위고비나 젭바운드를 맞아본 분들 이야기를 들으면 공통적으로 나오는 불만이 있습니다. 매주 배에 주삿바늘을 꽂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처음 몇 주는 속이 너무 울렁거려서 밥을 못 먹겠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써본 분들한테서 나오는 이야기라 무게감이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투여 방식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한미약품의 독자 기술인 랩스커버리(LAPSCOVERY)를 적용해 한 달에 한 번만 투여해도 약효가 유지되는 제형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랩스커버리란 약물이 체내에서 빠르게 분해되지 않도록 반감기를 늘려주는 기술로, 쉽게 말해 약 한 번으로 한 달을 버티게 해주는 지속성 플랫폼입니다. 동일 계열 약물 중 월 1회 제형으로 개발되는 것은 현재까지는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유일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효과 수치도 그냥 넘기기 어렵습니다. 임상 3상 40주 중간 결과에서 평균 체중 변화율이 -9.75%로 나왔고, 체중이 10% 이상 줄어든 참가자가 절반 가까이 됩니다(출처: 라포르시안). 회사 측에서는 "위고비 수준"이라고 표현했는데, 저도 이 비교는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참고 정도로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임상 설계가 다르고 대상 환자군도 다르니, 직접 비교 임상 데이터가 나오기 전까지는 "비슷한 범위를 기대할 수 있다" 정도로 이해하는 게 정확합니다.
한편 에페글레나타이드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단일 작용제라는 점은 냉정하게 짚어봐야 합니다. GLP-1이란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뇌의 포만중추를 자극해 식욕을 줄이고 위 배출을 늦춰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미 전 세계 시장이 GIP, 글루카곤까지 동시에 겨냥하는 다중 작용제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GLP-1 단독 기전 약물이 글로벌 경쟁에서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는 솔직히 물음표가 남습니다. 그래도 국내 환자 접근성 측면에서는 의미 있는 첫 걸음이고, 2026년 하반기 출시 목표로 품목허가 신청이 진행 중이라는 점은 달력에 표시해둘 만합니다.
- 투여 주기: 기존 GLP-1 계열 주 1회 → 에페글레나타이드 월 1회 제형 개발 중
- 임상 3상 40주 중간 결과: 평균 체중 -9.75%, 10% 이상 감량 참가자 49.46%
- 출시 목표: 2026년 하반기 국내, 연내 품목허가 신청 추진
한계: GLP-1 단일 작용제로, 글로벌 다중 작용제 경쟁에서의 포지셔닝은 지켜봐야 함

수술 없이 25% 감량, 그리고 근육까지 지키는 두 번째·세 번째 전략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른 이야기입니다. 위고비 관련 기사를 읽다 보면 꼭 뒤따라오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근손실'입니다. 체지방만 빠지는 게 아니라 근육까지 함께 줄어든다는 이야기인데, 최근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 결과를 보면 GLP-1 사용군의 68%가 불균형한 근손실 기준을 초과했다는 보고가 나왔습니다. 물론 생활습관 개선만 한 그룹에서도 50%가 기준을 넘어서, 이게 GLP-1만의 문제라기보다는 큰 폭의 체중 감량 자체에 따라오는 과제라는 지적도 함께 나옵니다. 그럼에도 이 숫자는 꽤 불편하게 다가왔습니다.
HM15275는 바로 이 지점에 정면으로 대응하는 약입니다. GLP-1, GIP, 글루카곤 세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하는 삼중작용제(triple agonist)로 설계됐습니다. 삼중작용제란 하나의 약물이 서로 다른 세 가지 호르몬 수용체에 동시에 결합해 각각 다른 효과를 내도록 만든 물질을 말합니다. 여기서 GIP 수용체는 GLP-1과 함께 작용할 때 오심·구토 같은 위장관 부작용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고, 글루카곤 수용체는 에너지 소비량을 높이고 지방 대사를 활성화해 단순히 덜 먹는 것을 넘어 몸이 에너지를 더 쓰도록 만듭니다. 이 설계 덕분에 근육량 보존을 명시적인 개발 목표로 내세울 수 있게 됐습니다(출처: 한미약품 공식 파이프라인).
회사가 제시한 목표치는 36주 투여 시 25% 이상 감량입니다. 비만대사수술, 그러니까 위절제술 같은 수술에서 기대하는 수준과 맞먹는다는 이야기인데, 제가 보기엔 이 숫자는 아직 '달성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목표'로 읽어야 합니다. 현재 미국에서 임상 2상이 진행 중이고 종료 예정은 2027년 상반기입니다. 초기 29일 차 중간 데이터에서 최고 용량군이 평균 4.81% 감소를 보였다는 수치는 있지만, 36주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지켜보는 자세가 맞습니다.
세 번째 후보물질인 HM17321은 앞선 두 약과 작동 원리가 완전히 다릅니다. GLP-1 같은 인크레틴 계열이 아니라, UCN2(우로코르틴-2) 유사체라는 새로운 기전으로 CRFR2 수용체를 표적으로 합니다. UCN2 유사체란 스트레스 반응 조절에 관여하는 내인성 펩타이드를 모방한 물질로, 근육의 기초대사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동물실험 데이터가 나와 있습니다. 즉 체지방을 줄이는 동시에 근육량을 보존하거나 오히려 늘리는 방향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GLP-1 계열 약물과 병용했을 때 근손실이라는 약점을 보완하는 파트너 역할도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와 대형 기술수출 계약이 이뤄진 것도 이 기전의 가능성을 다국적 제약사가 크게 본다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HM17321은 지금 막 임상 1상에 진입한 단계입니다. 제가 냉정하게 보는 건, 신약 개발은 1상에서 최종 허가까지 가는 길에서 상당수가 중도에 멈춘다는 업계의 현실입니다. 동물실험 데이터와 실제 사람 대상 임상 결과 사이에 얼마나 큰 간극이 생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지금 나온 데이터는 '충분히 기대할 만한 초기 신호'이지, 성공 보장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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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지금 처방받을 수 있나요?
A. 아직은 안 됩니다. 2026년 하반기 국내 출시를 목표로 품목허가 신청이 진행 중인 단계입니다. 현재 비만 치료가 필요하다면 이미 허가된 약물을 기준으로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맞습니다.
Q. GLP-1 주사 맞으면 근육이 정말 빠지나요?
A. 체계적 문헌고찰에서 GLP-1 사용군의 68%가 불균형한 근손실 기준을 초과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다만 생활습관 개선만 한 그룹에서도 50%가 기준을 넘어, 큰 폭의 체중 감량 자체에 따르는 공통 과제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단백질 섭취와 근력 운동 병행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Q. HM15275의 25% 감량 목표는 믿을 만한 수치인가요?
A. 현재는 회사가 제시한 목표치이고, 임상 2상이 진행 중인 단계입니다. 최종 데이터는 2027년 상반기 2상 종료 후에나 나올 수 있습니다. 지금 발표된 초기 수치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게 적절합니다.
Q. HM17321은 왜 기술수출까지 됐는데도 아직 초기 단계인가요?
A. 기술수출은 "이 기전이 유망하다"는 글로벌 제약사의 판단을 반영하는 것이지, 개발 성공을 보증하는 게 아닙니다. 임상 1상은 주로 안전성과 용량을 확인하는 단계로, 실제 효능 데이터는 이후 2상·3상에서 쌓입니다. 가능성과 현실 사이에는 여전히 긴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결론
한미약품의 세 가지 파이프라인을 들여다보면서 제가 느낀 건, 방향은 맞고 속도는 현실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월 1회 투여라는 실질적 편의성으로 2026년 하반기 만날 수 있을 것 같고, HM15275는 삼중작용제라는 설계 자체가 기존 약물의 한계를 정면으로 겨냥한다는 점에서 2030년 상용화 목표를 응원하게 됩니다. HM17321은 완전히 새로운 기전이라는 점에서 가장 흥미롭지만, 임상 1상 단계라는 현실도 함께 봐야 합니다.
비만 치료에서 체중계 숫자만 보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습니다. 얼마나 빠지느냐보다 무엇이 빠지느냐, 그 감량의 질을 따지는 방향으로 약물 개발의 흐름이 확실히 바뀌고 있다는 걸 이번에 다시 확인했습니다. 현재 비만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지금 처방 가능한 약물을 기준으로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건강정보 제공을 위한 콘텐츠입니다. 개인의 건강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진단 및 치료는 의료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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