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 들고 LDL 수치 앞에서 멈췄습니다. 식단 관리를 꽤 성실하게 해왔다고 자부했는데, 유독 그 숫자만 경계선을 넘어 있었습니다. 범인은 뜻밖에도 매일 아침 습관처럼 마시던 아메리카노였습니다. 블랙커피라면 당연히 안전하다고 믿어왔던 저로서는 꽤 당황스러운 결과였고, 그 충격이 커피의 추출 방식과 성분을 직접 파고드는 계기가 됐습니다.카페스톨, 블랙커피 속에 숨은 콜레스테롤 자극 물질일반적으로 LDL 콜레스테롤을 올리는 주범으로 포화지방이 꼽힙니다. 실제로 국내 이상지혈증 진료 지침에도 포화지방산이 혈중 LDL 콜레스테롤 수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식이 요인이라고 명시돼 있습니다(출처: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그런데 제가 직접 여러 자료를 파고들어 보니, 이 공식이 커피 앞에서는 완..
2형 당뇨병은 인슐린이 부족해서만 생기는 병이 아니라, 몸이 인슐린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는 '인슐린 저항성'과 췌장의 인슐린 분비 능력 저하가 함께 작용해 생기는 병입니다. 그래서 관리도 "무엇을 끊을까"보다 "근육·체중·식사·약을 어떻게 함께 관리할까"에 가깝습니다.같은 당뇨병이라도 사람마다 관리 방법이 달라지는 이유는 원인의 비중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우리나라 당뇨병 성인이 서양인보다 덜 비만하지만 인슐린 분비 능력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설명합니다. 체중이 많이 나가지 않아도 방심할 수 없고, 비만이 있다면 체중 관리도 함께 챙겨야 한다는 뜻입니다.이 글에서는 인슐린 저항성이 무엇인지, 근육과 단백질은 혈당과 어떤 관계인지, 메트포르민·설폰요소제·인슐린에 대해 흔히 오해하는 부분은 무..
운동해도 소용없던 이유 [서울대전문의 강연 리뷰]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 들고 '고지혈증 주의'라는 빨간 글씨를 본 날, 저는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술도 거의 안 하고, 채소 위주로 먹으려 노력했는데 대체 뭘 잘못한 건지. 그런데 1년을 독하게 운동하고 식단을 바꿔도 수치가 꿈쩍도 안 하는 걸 보면서, 혹시 이게 처음부터 제 잘못이 아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고지혈증의 본질이 생활 습관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이야기, 지금부터 제가 직접 확인한 내용을 바탕으로 풀어보겠습니다.고지혈증은 체질이었다 — 자책할 필요가 없는 이유재작년 건강검진에서 고지혈증 경계 판정을 받은 뒤, 저는 매일 아침 1시간씩 등산을 하고 삼겹살은 입에도 대지 않았습니다. '이번엔 무조건 떨어졌겠지'..
[ 300만 심리학자가 말하는 지나친 생각과 불안에서 벗어나는 법]저도 처음엔 불안할 때마다 와인 한 병이면 해결된다고 믿었습니다. 퇴근하고 집에 들어서는 순간, 코트도 못 벗고 냉장고 문부터 열었으니까요. 그런데 임상 심리학 연구들을 파고들면서 그 믿음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오버싱킹(Overthinking), 즉 끊이지 않는 지나친 생각과 불안을 다스리는 데는 즉각적인 위안이 아니라 전혀 다른 방식이 필요했습니다.즉각적 쾌락: 와인과 야식이 불안을 키우는 이유회사에서 완전히 탈탈 털린 날이면 저는 어김없이 배달 앱을 켰습니다. 매운 떡볶이에 편의점 와인, 그리고 릴스 서너 시간. 그 순간만큼은 분명히 편안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면 왜인지 어제보다 더 찌든 기분이 들었는데, 한동안 그 ..
새벽 3시에 정확히 눈이 떠지는 현상, 저도 2015년부터 8년정도 겪었습니다. 암막 커튼 두 겹, 귀마개, 마그네슘 보충제까지 동원했지만 그 시각만 되면 어김없이 심장이 쿵쾅거리며 깨어났죠. 그러다 신경학자 닥터 스타샤 고마낙(Dr. Stasha Gominak)의 연구를 접하고, 문제의 뿌리가 수면 습관이 아니라 뇌간의 신경전달물질 고장에 있다는 걸 처음으로 납득하게 됐습니다. 수면제로 덮어두기 전에 이 메커니즘부터 이해하는 게 맞다고 봤습니다.새벽 3시에 깨는 진짜 이유 — 뇌간과 아세틸콜린의 붕괴저는 한동안 새벽 각성을 과중한 일의 스트레스 탓으로만 돌렸습니다. 그런데 같은 시각에 반복적으로 깨는 패턴이 너무 정확해서 단순한 심리 문제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닥터 고마낙의 수면 검사 데이터를..
[전문의 강연 리뷰]전공의 시절 체중이 90kg에 육박했던 적이 있습니다. 밤샘 당직 중 신내 나는 김밥과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의국에 들어온 빵을 수술 전 마구 우겨 넣던 그 시절에 혈액 검사를 받았더니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가 모두 높게 나왔습니다. 그때는 "바쁜데 어쩔 수 없지"라며 넘겼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게 얼마나 위험한 방치였는지 식은땀이 납니다. 국내 성인 4명 중 1명이 고지혈증 진단을 받는 시대, 문제는 증상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고지혈증 정상수치, 제가 착각하고 있던 것들고지혈증이라고 하면 흔히 "지방을 너무 많이 먹어서"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절반만 맞는 이야기입니다.정확한 진단명은 이상지질혈증(dyslipidemia)입니다. 여기..